올해 내내 VC 투자자 관점에서의 여러가지 생각을 하면서, 어쩌면 VC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S급 인재의 기준이 바뀌는 변곡점이 올 수도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지금까지 VC들이 투자한 회사들 중에 유니콘 또는 그에 준하는 성공적인 회사들은 아래와 같은 카테고리에서 나왔습니다.
소프트웨어 & 서비스, 플랫폼
소부장
바이오
컨텐츠 & 게임
이러한 카테고리에서 성공사례들이 다수 나왔기 때문에, VC 입장에서도 저런 카테고리에서 성공사례를 만들어낸 창업자들의 프로필을 역산해서, 소위 말해 S급 창업팀이라는 일종의 페르소나를 정의했습니다.
좋은 학벌, 유수의 IT 기업 근무 경험이 있는 젊은 사람들
국내 주요 대기업의 연구개발/사업/구매 등의 부서에서 오랜 경험이 있는 경륜이 있는 팀
국내 Top 대학의 교수 또는 의사, 신약 대기업의 연구원 출신의 R&D 특화된 팀
한차례 성공한 게임 등의 컨텐츠를 만들어낸 경험이 있는 프로듀서, 개발자, 아트디렉터
그런데 지난 몇년간 한국의 경계를 넘어서서, 글로벌한 성공 사례를 만들어내는 분야가 또 다시 등장하고 있습니다. 화장품에서 출발해 불닭까지 전이되고 있는 소비재 브랜드입니다. 먹고, 바르고, 입고, 마시는 분야에서 나오는 굉장히 많은 성공사례들은, 기존의 VC-backed startup들이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속성을 잘 따르지 않습니다.
일단, 학력, 경력 등을 통해 기존 VC 인력들의 뮤추얼로 접근이 잘 안되는 프로필의 사람들이 해당 분야의 창업을 많이 합니다
이런 분들은 기존에 VC와 스타트업들이 소통하던 대화의 방식, 문서의 양식 등의 프로토콜이 잘 이뤄지지 않아 정작 만나고 나서도 대화가 서로에게 낯섭니다
사업 시작 Day 1부터 매출과 이익을 발생시키는게 당연하고, 그러다보니 적자를 감수하기 위해 VC 펀딩이 필요한 경우가 드물어, VC를 bypass 하고 바로 상장, M&A 등으로 직행합니다
본인들이 이미 기획과 판매 등에 필요한 A to Z를 다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투자자들로부터 돈+@에 대해 무언가를 기대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경우도 적습니다
이건 마치, 어린 학생들의 장래희망이 옛날에는 과학자, 대통령이고 의/치대가 1순위 지망 학과였던 시절과는 달리 (물론 의/치대는 여전히 1지망입니다만), 유투버, 아이돌 등이 이들의 장래희망으로 바뀌었던 트렌드가 VC 및 스타트업 시장까지도 전이되어 그 영향이 미치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태어난 AI 스타트업은 Open AI 등의 해외 빅테크와 어떻게 경쟁할래? 라는 질문에 대답하기가 참 쉽지 않지만, 지금 한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한국의 매력이 통하고 있는 영역은 화장품, 음악, 게임, 드라마, 영화, 그리고 여러 식품입니다. 이 영역에 종사하고 있었던 많은 분들이, VC 관점에서는 새롭게 S급 인재라는 앵글로 재발견되어야 하는 시점이 아닐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