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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임채경

영원한 젊음에 대한 인류의 열망은 이뤄질까? : 항노화/역노화 시장

최근 제약업계의 큰 화두 중 하나는 비만 치료제입니다. 더 쉽게 살을 빼고 싶고, 더 아름다워지고 싶다는 인간의 욕망을 이뤄준 덕택입니다. 이러한 영향력을 반영하듯, 비만치료제인 위고비의 개발사 노보노디스크의 시장 가치는 덴마크의 GDP를 넘기기도 했습니다. 특정 신약의 탄생이 우리 사회에 어느정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확실하게 보여준 사례입니다.


날씬해지는 것과 유사하게, 젊음을 유지하는 것 역시 인류의 오래된 욕망 중 하나입니다. 이 욕망을 실현해 준다면 비만치료제 그 이상의 파문을 불러올 것이 자명합니다. 그러나 노화를 극복하기 위한 수많은 시도는 대부분 실패했고, 인간이 거스를 수 없는 것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최근 노화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노화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질병이라는 인식이 보편화되고 있는데요. 실제로 세계보건기구는 2018년에 고령에 질병코드를 부여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사회적 부담으로 인해 2022년 철회했습니다.) 그에 따라 국내외를 막론하고 많은 연구와 투자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특정 질병의 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그 질병이 발생하는 기전에 대한 연구와 이해가 필요합니다. 노화 역시 그 기전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유전, 생활 습관, 환경 등 다양한 인자가 노화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단일 이론으로 노화를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생물학적으로 세포의 기능과 재생능력이 떨어지며 노화가 진행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암, 신경퇴행성 질환, 고혈압, 근감소증 등 노화된 세포로 인해 발생하는 노인성 질환들은 대부분 퇴행성 질환으로, 질병으로 인한 변화가 비가역적입니다. 즉, 치료하더라도 건강한 수준으로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것이 유일한 치료 방법이라고 알려져 왔습니다.


각종 노화 연구가 진행되면서 항노화(anti-aging)를 넘어서서, 세포의 재생 능력을 복원하는 역노화 기술(reverse aging)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세포의 건강 수준을 유지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세포의 상태를 이전보다 좋게 만드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나이를 먹더라도 젊은 신체 상태를 유지하게 하는 약이 몇십 년 내에 출시 될 수도 있을지 모릅니다. 치매, 암, 당뇨 등 노인성 질환 연구와 치료제 개발을 통해 그 기전의 이해가 높아지며 그 속도가 빨라질 것 같습니다.


해외에서는 실제로 이러한 항노화/역노화 치료제를 연구 및 개발하는 스타트업에 투자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2022년에 설립된 Altos Labs는 세포 노화 역행(rejuvenation) 기반 치료제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입니다. 세포의 노화 역행, 즉 세포를 더 젊게 만드는 기술을 연구 및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등을 포함하여 유수 투자자들에게 30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금을 유치하기도 했습니다. 2011년도에 설립된 Unity Biotechnology의 경우 노화 세포 (senescent cells)를 선별적으로 타겟하는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으로, 피터 틸의 투자를 받기도 했습니다. 구글의 공동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는 인간 수명 연장을 목표로 2013년 Calico를 설립하였는데요. 설립 다음 해인 2014년 9월 글로벌 제약사 Abbvie와 Calico의 노화 연구에 15억 달러를 공동 투자하기도 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노화는 가장 보편적인 질병이고, 항노화/역노화 치료제 시장은 그 어떤 시장보다 클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흥미로운 연구 성과들은 나오고 있으나, 아직 FDA 승인을 받거나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항노화/역노화 치료제는 없는 상황이기는 합니다. 연구가 진행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분야다 보니 관련 신약이 탄생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입니다. 그러나 비만 치료제가 원래는 당뇨 치료제였듯이, 지금 개발 진행 중인 각종 노인성 질환 치료제가 항노화/역노화 치료제로 변모하여 생각보다 빠르게 세상을 바꿀 수도 있겠죠. 무궁무진한 항노화/역노화 치료제 시장의 가능성을 꾸준하게 지켜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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